처음 마음수련을 시작하고 3일째 되던 날 명상을 도와주시는 분께 이런 질문을 했던 게 기억이 난다.
“A라는 식당이 있고, B라는 식당이 있는데 메뉴도 같고 가격도 같으면 마음을 버린 나는 어느 식당을 가야 하냐고~”
내가 마음수련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바로 결정장애였기 때문에, 마음을 버리면 어떻게 결정하고 살게 되는지 너무너무 궁금했다. 마음수련 실체가 어떤 건지 알고 싶었다.
진짜 지금 생각하면 참 그 당시의 나다운 질문이라는 생각도 든다.
마음을 버리면 아무것도 없어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했는데 이제는 안다. 아니 딱 3과정까지만 해봐도 안다.
마음을 버린 그 자리에는 없어지지 않는 것이 있고, 그것은 지혜 그 자체라 일반적이고 보편 타당하며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마음이다. 다 버렸는데 아무것도 없으면 정말 허탈할 것 같다. 뭔가..보물섬 지도를 들고 고생해서 보물섬을 찾았는데 그 섬 안에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이야기 같달까?
버려도 버려도 없어지지 않는 진짜 마음.
누군가는 그런 마음의 실체를 진리라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그것이 사랑이라고 표현할 것이다.
그리고 과정이 좀더 올라갔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.
“내가 오늘 만난 살인자가 너무 기분이 좋아서 나에게 친절했고, 그럼 나는 그 사람을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고 인지할 텐데 여태 살아온 내 삶의 기억들이 다 그런 것이 아닐까?”
그런 생각에 이어서 “세상에 절대 선과 절대 악의 사람이 있을까?” 뭐 그런 생각도 하고…
지나고 보면 이런 생각도 질문들도 스스로 답을 찾게 되는 것 같다.
마음수련 명상하면서 같이 명상하는 분들끼리 이런 이야기 하는 것도 사실 나는 꽤 재미있었는데 지나고 보면 답은 모두 내 안에 있었다.
그래서 명상을 하다 보면 정말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나를 지나갈 껀데, 정말 궁금하거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화두가 있다면 그것을 노트에 적어보라고 권하고 싶다.
그리고 몇 달 후에 그 질문과 생각들을 다시 보기를.
내가 이런 것이 궁금했구나. 그리고 스스로 그런 생각들의 실체, 답을 찾은 나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.